단결투쟁으로 삼성노동자, 죽음의 사슬을 끊자!

                      -천안 삼성전자 LCD공장  故 김주현씨 죽음에 관하여-

천안 삼성전자 故 김주현씨 투신자결 장례투쟁 일인시위의 피켓에 43일이라는 날짜를 적어 붙일 때까지도 설마 50일은 넘지 않겠지 했는데 오늘 그 배가 되는 80일을 붙이면서 100여일을 넘겨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악질기업 삼성에 맞서서 싸운다는 것이 만만하다고 여기진 않았지만 한 청년노동자가 죽어 시체안치실에 검게 부패되어가는 데도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들을 가슴에조차 묻지 못하는 유족들은 삼성의 파렴치하고도 더할 수 없는 악랄한 대응에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유족들의 피눈물 나는 투쟁을 지켜보면서 이 참담한 일이 봄날 나른한 낮잠 속의 꿈이었으면 하는, 딴은 좀 나약한 생각을 해보기까지 한다.

대한민국의 일류기업 삼성족벌의 무노조경영이 얼마나 폭압적인지 천안 삼성전자 LCD공장에서 일어난 故 김주현씨의 사례가 여실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자본주의는 그 자체가 폭력적이다. 

자본주의는 순전히 노동 강도의 강화와 노동일의 연장, 임금 삭감 등을 통한 이윤을 실현하며 폭력적으로 발전해왔다.

또한 해외 시장과 자원 쟁탈을 위한 침략전쟁을 일으켜 무수한 세계 인민들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을 상기한다면 오늘 날 삼성족벌의 극악한 폭력이 새삼스러울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삼성족벌은 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부정하고 노동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 노동조합건설을 철저히 짓밟아 그 폐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삼성족벌의 총수 이건희를 타도 처단해야 하는 것은 그가 신념화하여 경전 떠받들 듯이 하는 무노조경영으로, 반도체백혈병 등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생긴 희귀병과 업무스트레스, 장시간의 노동, 상급관리들의 비인간적 감시와 통제 등의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 만연하고 이는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결과들을 초래하고 있는 데에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임금보전이라는 것은 완전한 허구이다.

특히 삼성의 몇 퍼센트의, 이건희의 경영지침에 완전히 복종하는 상층관리자를 제외하고 이른바 재벌기업의 임금수준과 비교해도 오히려 턱없이 낮은 임금이 책정되어 있는 것은 김주현씨의 예에서도 나타난다. 김주현씨는 기본급이 백여만원인데 실 수령액이 3백여 만원이 이르렀으니 얼마나 긴 시간을 살인적인 노동에 붙들려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또 법에 보장된 하루 8시간의 노동은 지켜진 바 없이 강요된 초과노동시간에 노동자들을 기계처럼 마구 부렸다. 그래서 기계보다 더 빨리 마모된 노동자들을 기계부품을 교체하듯 버리는 것을 당연지사했던 것이다.

산업 혁명기에 영국의 방적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물 마시는 것도 금지당한 채 하루 27,8도의 고온에서 14시간 이상의 노동을 해야 했던 것에 비해 그로부터 100여년이 훨씬 더 지난 현재에 삼성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과히 100여년의 세월을 지난 것이 무색하게 김주현씨의 경우처럼 하루 14시간씩의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력착취와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국가권력기관조차 그들의 하수인으로 삼아서 노동청과 근로복지공단 경찰들을 좌지우지함으로서 무노조에 이어 삼성노동자는 불합리한 구조와 체제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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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매사에 능동적이며 책임감이 강하며 우수한 근면 성실한 청년으로 삼성전자 LCD사업부 천안공장 FAB(클린룸) 컬러필터 공정 설비엔지니어로 입사하지만 입사 1여년 만에 25년의 생을 투신자결로 마감하였다.  

김주현씨는 FAB(클린룸) 칼라필터 공정에서 근무 시작, 방진복을 입고 감광제 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반도체 백혈병 희생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방진복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기계보호를 우선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용도로 쓰일 뿐이지 정작에 현장의 노동자들은 유해한 화학물질에서 보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김주현씨는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발과 다리가 짓무르는 피부병을 앓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하루 12시간 이상의 장시간근무로 개인적인 시간을 거의 가질 수 없는데다가 기숙사는 일과를 마치고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아니라 밤낮없이 관리자들의 호출에 응할 수 있는 대기소가 되었을 뿐이었다.   

「방진복을 입고 근무하면서 발⋅다리에 피부병이 생겼다.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작업을 해야 하고 때로는 추가 작업을 하여 14~16시간 일을 한다. 설비는 많은데 이를 정비할 작업자가 본인 말고는 없어서 퇴근할 수가 없다. 밥도 제때 먹지 못한다. 늦게까지 일하고 나면 퇴근차량이 없어서 택시를 타고 기숙사까지 와야 한다. 자다가도 호출되어 일을 나가기도 한다. 휴일도 거의 없다」고 지인들에게 토로했던 것으로 보아 김주현씨는 신입사원이 되자마자 곧 삼성의 노동력착취의 주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월에서야 발과 다리의 피부병이 심해지고 스트레스도 심해지자 통증을 호소하여  ‘화학약품 취급 멀리하라’는 의사의 소견으로 자재관리부서로 이동했다.

그러나 자재관리부서로 옮긴 후, 유해한 약품보다 더 나을 것 없는 직상급자의 무시와 막말 모욕과 전공과 무관한 업무로 인한 어려움 등으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게 되는 상황에서 회사생활을 그만두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춰 가족들의 도움으로 2개월간의 병가를 내고 정신과를  내원하여 우울증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김주현씨는 우울증 진단으로 향후 5개월 정도의 상담 및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2개월의 병가만 인정해주어 두 달간 치료를 마쳤지만 1월이 되어 복귀를 앞두고 초조 불안의 증세를 보였다 이에 가족들은 병가 1개월 정도의 연장신청을 하지만 회사는 진단서 요구에 ‘양호하지만 3개월 추가 약물치료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제출하지만 1. 11. 복귀가 결정되었다. 김주현씨는 복귀를 휘하여 1월 10일 탕정기숙사 603호실 입소하지만 복귀 당일 새벽까지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출근을 해야 하는지 친구와 문자 메시지 주고받으며 토할 정도로 괴로워하다가 새벽에 4시에서 6시 사이 네 차례의 자살시도 끝에 6시44분에 투신자살하였다.

우선 기숙사에 설치된 cctv를 통하여 김주현씨가 투신자살에 이르기까지 이미 다섯 차례의 투신시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숙사로 돌아온 주현씨는 잠깐 잠에 들었다가 새벽잠이 깨서 친한 형과 문자를 나누다가 기숙사 6층과 15층 14층 13층을 배회하며 창틀에 오르려고 1차 2차 시도를 하였다. 세 차례 시도에서 다리와 몸이 창틀 바깥을 향해 앉아있는 주현씨를 13층에서 기거하던 회사직원이 목격하고서는 주현씨에게 다가가 대화를 유도하며 담당부서에 연락을 취하였다. 이에 6시12분경 방제센터 소속 앰뷸런스와 승용차가 기숙사 단지 내로 들어오고 06시 16분경 위 차량들을 타고 출동한 방제요원 3명이 13층의 주현씨를 데리고 603호실로 이동시킨 방제요원들은 특별한 조처 없이 1분30초도 채 안된 시간에 바로 1층으로 내려갔다. 그 중 방제요원 1명은 다시 6층으로 올라가서 주현씨의 방문 앞에서 잠깐 서 있다가 이내 발길을 돌려서 1층으로  내려와서 앰뷸런스를 타고 철수해버린 것이다. 주현씨는 방제요원 철수 20초 만에 다시 나와 14층 복도 창틀에 걸터앉으려고 투신을 시도하다가 망설이면서 이내 6층 자신의 방으로 내려왔다

이때 기숙사 동장은 이미 앰뷸런스가 기숙사로 들어간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6.30분경에 주현씨의 방이 있는 가넷동으로 왔으나 30분간을 서성거리고 있다 투신이후 7시경에 되어서야 603호로 들어갔다.

그리고 몇 분 후인 06:28~06:31경에 주현님은 방에서 나와 13층으로 올라가 복도 창틀 위에 걸터앉아 있다가 약 15분 후인 06:44:27경 걸터 앉아있었던 주현군은 cctv 화면에서 사라졌다.

회사 안전방제그룹 방제센터의 출동은 그 당시의 심각한 상황을 말해주고 창문에 주현씨가 위험하게 창틀 밖으로 다리와 몸을 향한 채 걸터앉아 있던 모습을 목격하였기 때문에 자살할 위험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다만 끌고 내려와 방으로 데려다 놓는 것으로 그들의 임무를 다하고 방금 투신자살을 하려고 시도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부모라든지 상급자에게 연락도 취하지 않고 1분30초도 채 안되어서 모두 방에서 철수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제요원들은 즉시 의료기관과 가족에게 연락하여 위험한 상황을 알리고  옆에서 밀착보호를 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방제요원들이 위급 시에 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치라도 취했다면 투신은 막을 수 있었다.

삼성은 주현씨의 고용주로서 근로자인 사원을 보호할 의무를 방치하고 우울증을 앓고 아직 치료를 더 요한다는 의사의 소견에도 복직명령을 내렸다. 대부분의 삼성사원들은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몸이 아파도 웬만하면 병가를 내지 않는 것은 회사가 인사고가에 반영하여 임금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또 병가가 길어지면 퇴사를 종용하여 종이컵 버리듯 버리기 때문이다. 

매년 삼성 기숙사에서는 1.2건의 자살사건이 있어 왔다. 

회사는 기숙사 내에서 자살시도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만약 자살을 시도하는 직원을 발견했을 때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매뉴얼을 만든 후 관리자나 방제요원들에게 숙지하도록 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자살을 방조하여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바로 일주일 전에도 탕정기숙사 상아동(여자)  15층에서의 투신자살 사건이 있었지만 이 또한 알량한 돈으로 사건을 무마하고 은폐했던 것이다.

 7시 10분경 삼성 직원이 추락해 있는 김주현씨를 발견, 7시 32분 고인의 누나가 문자내용을 보고 걱정돼 전화하자 방제요원들이 심폐소생술 중이라며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으로 급히 오라고 하여 병원에 갔더니 이미 김주현씨는 주검으로 안치실로 옮겨져 있었을 뿐 아니라 빈소와 영정사진 및 발인날짜, 화장터예약, 장지 결정 등 모든 장례준비가 되어있었다고 한다.

장례 이튿날, 브로커가 삼성관계자가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며 안내를 받아 가보니 모텔이었으며 거기에 인사담당 산재담당 과장이 1년연봉+퇴직금+위로금 제시하며 그 금액에 산재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합의 볼 것을 종용하고 그 후 삼성전자장례관리자(브로커, 용역)가 집요하게 유가족 옆을 지키며 3일장을 유도하다가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유족들이 장례를 미루자, 장례관리 명분의 직원 3~5명이 상주하면서. 유가족 일거수일투족 감시보고 했으며, 브로커는 장례를 빨리 치루지 않으면 불이익을 본다며 협박과 회유를 일삼았다. 

그 후 유족들의 끈질긴 요구에 cctv를 통해 또 주현군이 회사생활이 장시간의 노동과 피부병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 사실상 주현씨를 죽음으로 몰아갔던 것이라는 것을 밝혀냄과 동시에 사건 당일 cctv를 통하여 명백한 과실치사라는 것을 알고는 삼성전자는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지만 삼성전자는 묵묵부답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온갖 거짓말로 유족들을 우롱하고 죽은 자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파렴치함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주현씨의 죽음은 유족들이, 책임회피와 은폐하기에 급급한 삼성의 행태에 분노하여 이를 바깥에 알려내지 않았더라면 주현씨는 여느 투신자살 노동자처럼 개인질병에 의한 단순 자살사건으로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80여일을 넘어 삼성본관 앞에서 유족들의 일인시위는 삼성의 2.3중으로 된 철통같은 경비들과 바리케이드와 마치 경찰들로 유족들의 피맺힌 절규를 막아서고 있을 뿐이다.

막을 뿐 아니라 법에 보장된 일인시위를 무단촬영하고 조롱하고 툭하면 경찰이 나타나서 원칙 운운 하며 자극하고, 화분의 흙모래를 던졌다고 또 영정사진을 훼손한 경비들에게 항의한 유족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연행하는 등 유족들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가하고 있다. 

‘내 아들 하루 14시간을 삼성전자에서 일하다가 죽었다’

‘니들도 인간이냐‘

‘내 아들 장례 좀 치르자’

‘이렇게 잘 막는데 왜 주현이의 죽음은 막지 못했느냐’

‘삼성전자는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 사죄하라’

이런 피맺힌 절규를 매일 본관 앞에서 토해내고 있는 유족들은 그러나 삼성이 그 악랄한 본질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고하게 삼성에 맞서 싸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싸움은 결코 유족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다만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이 아니라 목숨을 던져 폭로한 삼성노동자의 반인간적이며 폭력적인 현실을 바꿔나가고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자본의 노동력착취의 사슬을 끊어나가는데 연대 단결하여 노동자들의 노동권 건강권 생명권 침탈로 이어지는 삼성족벌의 무노조경영을 박살내야 할 것이다. 

조금의 개선은, 느슨하거나 형식만의 연대는 자본의 부의 집중과 전유를 더욱 부추기고 계급적대를 완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  

잃을 것은 쇠사슬이요 얻을 것은 전 세계 전체이다.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