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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05 16:44
[성명서] 삼성 편들기 ‘자본’ 복지공단을 강력히 규탄한다!
 글쓴이 : 삼성일반노조
조회 : 4,924  
[성명서]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신청 사건 전원 불승인 결정한,
 삼성 편들기 ‘자본’ 복지공단을 강력히 규탄한다!


끝내 근로복지공단이 1년이 넘게 기다려 온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 5인의 산재 신청 사건에 대하여 지난 5월 19일 전원 불승인 결정을 우편등기로 통보해왔다. 불승인 통보서에는 뚜렷한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미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로도 충분히 산재인정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5월 15일 기만적인 자문의사협의회를 꾸려 산재여부를 결정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안전공단에서 내린 역학조사 결과로도 부족해 자문의협의회를 개최한다고 하였을 때 이미 반올림(대책위)은 그것이 산재 불승인을 위한 수순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에서 한달이 넘게 노상농성을 하면서 자문의사협의회 구성을 중단하고 즉각 산재인정을 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온갖 핑계를 대면서 자문의사협의회를 강행하고는 결국 전원 불승인 결정을 내린것이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들의 산재 불승인 결정이 나오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건 역시 삼성이었다. 삼성은 산재신청을 한 백혈병 투병 노동자 박지연씨 가족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이번주 중 집으로 방문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삼성은 박지연씨 가족에게 산재신청을 하지 않으면 치료비를 보상해주고 집까지 고쳐주겠다고 했다가 산재신청을 하자 수차 퇴사 권고를 하였다.

박지연씨 가족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최초 이 문제를 제기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에게 거액의 금품으로 회유하여 산재신청 시도를 차단하려 하였고(그러나 딸의 죽음을 돈으로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의 아버지는 삼성에 노동조합이 건설될 때까지 이 투쟁을 계속하겠다면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장본인이고 2년이 지난 지금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장 동료들의 입을 막고 작업현장을 ‘깨끗이’ 청소하여 산재은폐를 했다. 삼성이라는 기업이 그동안 저질러온 온갖 부패와 범죄행위만 보더라도 산재은폐는 이미 짐작가고도 남는 일이었다.

처음부터 삼성반도체 백혈병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투쟁은 정부기관인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투쟁의 측면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선출되지 않은 권력 ‘삼성’을 상대로 한 투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정부기관들과 권력자들이 삼성의 검은돈으로 부패하고 타락했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사실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음 산재신청을 했을 때부터 노동부는 노골적으로 ‘삼성편’을 들었다. 노동부는 처음부터 대책위에게 국가경제의 1등공신이라 불리우는 삼성반도체의 이미지가 훼손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확인해주듯이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신청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초지일관 유별났다.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와 평택지사 담당 조사관들은 대책위와 피해당사자들이 아주 사소한 산재신청 경과를 묻는 것 조차 대답을 회피했다. 오히려 우리보고 ‘자신들도 힘들다. 자신들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걸 다 아시지 않느냐’면서 대놓고 이 사건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사건인지를 역설했다.

뿐만 아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신청사건은 또하나의 신기록을 세웠다. 최초 결정이 나는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빠르면 한달 이내로 결정이 나는 산재사건에 대해 삼성백혈병 사건은 접수시점으로부터 1년에서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조사기간이 길면 길수록 산재은폐를 할 시간을 삼성에 주는 것이라는 것은 이미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

2인이 한 조가 되어 여러 화학물질을 직접 다루었던 고 황유미, 고 이숙영씨가 비슷한 시기 둘다 백혈병으로 사망하였다는 것만 보아도 이것이 산재임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대책위는 그동안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을 밝혀왔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대책위에 쏟아진 피해제보에 따르면 20여명이 넘는 혈액암 (백혈병, 림프종 등) 발병자들이 있고, 앉은뱅이 병이라 일컬어지는 염증성 다발 신경염, 자극성 접촉 피부염, 자극성 중독 홍반 등 유기용제 중독으로 인한 다양한 질병들이 존재하고, 같은 현장에서 육아종, 흑색종 등 희귀암 환자들이 여럿 있다는 점, 유산·불임 등의 문제는 너무 흔하다는 점 등 암과 불건강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현장노동자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러한 피해사례를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에 제출해왔다.

그러나 2년을 기다린 결과는 산재신청한 5명 전원의 산재불승인 결정이다.
 
삼성에게 면죄부룰 주고, 육체적 경제적 정신적 고통속에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피해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노동부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 결정을 어찌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동안 우리는 삼성반도체 백혈병이 직업병임을 입증할 증거들을 역학조사 담당기관인 산업안전보건공단과 산재 결정 기관인 근로복지공단에 수차 제출해 왔다.

또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법적으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들은 충분히 확인되었다.

전리방사선, 포름알데이드, 산화에틸렌, 아르신, TCE 등 작업환경 상 백혈병이나 암 유발원인이 존재하(였)고, 업무상 원인보다 더 유력한 개인적인 백혈병 위험요인이 없는등 이미 법적으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근거들은 충분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직업병이 명백하다는 증거는 더 확실해진다.

피해 노동자 모두,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에 입사하여 입사 당시 매우 건강했으며, 가족중에 백혈병은 물론 비슷한 질환의 병력도 없었던 점, 근무 당시 안전보호장치나 개인 보호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으며 (방진복은 얇은 천으로써 제품을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할뿐, 화학물질은 직접 스며든다. 천마스크를 착용했고  방독마스크와 같은 보호구는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높은 기압과 야간근무를 수반하는 3교대 근무, 막대한 생산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가스나 케미컬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보호 장치 마저 해제하고 수작업으로 작업을 해야했고, 화학물질 누출감지시스템(안전장치)마저도 2007년 6월에서야 라인에 적용된 점, 크고 작은 화학물질 누출 사고들이 있었으며, “거의 매달”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있었던 점. 따라서 원인물질들에 대한 만성적 저농도 노출 뿐 아니라, 간헐적 고농도 노출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점, X선 등 방사선 기계가 사용된 점 등  이들의 백혈병이 직업병임을 확인해주는 증거들은 너무도 많다.  산업안전공단의 역학조사 결과에서도, 백혈병과 림프종 등 림프조혈기계 암 발병율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었다.

산재보험이라는 것은 의학적 입증이 명백해야 산재로 인정받고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 인정요건 해석과 관련, 대법원 판례에서는 ‘업무상 인과관계’라 함은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간접 사실들을 통해 추단될 수 있을 때에도 인정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누14883 판결,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두12530 판결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이 2년만에 산재 불승인 결정을 한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아픈 노동자들이 치료받을 권리, 막대한 치료비에 생계가 파탄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보상해야 하는 것. 그래서 산재보험이 정말 제대로 노동자들을 위한 보험 제도이려면 개인질병이라는 명백한 입증을 사업주가 하지 못할 경우 신속히 산재인정을 해주어야 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닌가.

특히 5인의 불승인 문제는 전체 반도체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에 대한 폐기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당장의 아픈 현실의 벽을 딛고, 기막힌 불승인 결정에 굴하지 않고 더욱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스스로 잘못된 불승인 결정을 뒤집을 수 있도록 근로복지공단에 또다시 심사 청구를 하거나 아니면 곧장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제도를 활용한 산재인정 투쟁 뿐만 아니라, 더 쉽게 산재승인이 될 수 있도록 산재제도를 바꾸는 투쟁, 이미 반도체산업 유해성 연구와 노동자 투쟁이 있어왔던 해외 여러 나라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여 제대로 된 노동자 건강권 확보 및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투쟁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2009년 5월 20일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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