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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4-13 23:26
삼성SDI 부산공장 초일류 공장의 초강도 노동(한겨레 21)
 글쓴이 : 삼성일반노조
조회 : 4,839  
[이슈추적] 초일류 공장의 초강도 노동

삼성SDI 노동자 뇌출혈 사망에 유족들 ‘산재 신청’ 맞서… 삼성의 노동환경 성역 깨질지 관심 집중

부산 · 언양=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삼성의 한 계열사에서 근무하던 생산직 노동자의 죽음이 노동계와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승인을 신청했는데, 이 사건이 초일류기업 삼성의 노동환경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휴일 죽음은 회사와 상관없다?


삼성SDI 부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유아무개(46) 대리는 지난 1월22일 갑자기 쓰러졌다. 설 연휴를 맞아 처가에 새배를 하러 갔다가 당한 ‘봉변’이었다. 유 대리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일 뒤 결국 뇌사 판정을 받고 산소호흡기를 떼야 했다. 병원쪽이 진단한 사망원인은 뇌출혈. 자상하고 듬직했던 가장을 잃은 가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유 대리는 삼성SDI에서만 18년을 근무한 정규직 노동자다. 그는 회사의 공식 기록상으로는 큰 병치레 한번 해본 적 없는 ‘건강한’ 노동자였다. 최근 회사에서 실시한 종합검진에서도 혈압과 심전도 기능 등이 모두 정상이었다. 당뇨와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성인병 증세도 없었다. 그러나 유 대리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마다 과도한 노동 강도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유족쪽은 “장시간 계속되는 노동과 회사쪽의 구조조정 압력에 따른 스트레스가 사망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3월4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회사쪽은 “유 대리의 죽음은 휴일에 발생했기 때문에 회사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쪽의 산재 신청은 인정될 수 있을까. 산재가 인정되려면 ‘직무연관성’이 입증돼야 하고, 그 입증 책임은 유족들에게 있다. 유 대리는 작업 도중 사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단 근로복지공단의 심사를 통과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서 기각될 경우 행정소송을 내서라도 산재 여부를 끝까지 따져보겠다는 태도다.

유족들은 유 대리 죽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장시간 노동을 지목한다. 유 대리가 하루 12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정신적·육체적 부담이 컸다는 주장이다. 유 대리가 소속된 삼성SDI 부산 공장은 야간에도 생산라인을 돌리기 위해 ‘3조2교대’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주말과 휴일 구분 없이 4일 동안 12시간씩 일하고 이틀을 쉬는 방식이다.

실제로 회사쪽의 자료를 보면 유 대리는 지난 2003년 1월부터 2004년 1월까지 13개월 동안 한달 평균 240.6시간을 일했다. 이는 국내 제조업의 월 평균 노동시간인 205시간(민주노총 자료)보다 35시간이나 더 많다. 즉, 유 대리는 국내 제조업체의 ‘평균’ 노동자들보다 하루에 1시간 이상씩 더 일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한달간 308시간 일해


그리고 유족쪽은 이런 장시간 노동뿐 아니라 작업 물량에 따라 노동시간이 들쭉날쭉한 것도 큰 문제였다고 주장한다. 일이 많이 몰릴 때는 회사쪽에서 잔업을 강요해 쉬는 날에도 출근하는가 하면, 일이 없으면 호봉이 높다는 이유로 잔업을 주지 않아 불규칙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유족쪽 상담 의사인 서울 녹색병원 임상혁 산업의학과장은 “낮과 밤이 바뀌는 작업 형태가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면 인간의 항상성이 파괴되기 때문에 몸에 큰 무리가 온다”며 “뇌출혈의 원인을 뭐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불규칙적인 근무 형태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 대리는 쓰러지기 2개월여 전인 지난해 11월 한달 동안 무려 308시간을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근과 잔업만 합해서 140시간이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3조2교대에 따라 발생한 8일의 휴일 중 4일을 출근해 12시간씩 일해야 했다. 반면 2003년 3월에는 노동시간이 168시간에 불과했다. 부인 손아무개씨는 “일이 많을 때는 맞교대를 하기도 했는데, 2주 동안 줄곧 야간근무를 한 적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쪽은 유족쪽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삼성SDI의 공장은 생산설비가 모두 자동화됐기 때문에 작업 환경이 다른 동종 업체들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내에 부속 병원이 있어 의사는 물론 물리치료사도 보유하고 있다”며 “다른 어떤 작업장보다 노동자의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쪽은 작업 방식이나 잔업, 특근 여부도 노사협의회의 합의에 따라 결정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잔업과 특근은 근무 수당을 많이 받기 위해 스스로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산 공장의 모든 노동자들이 유 대리 정도만큼 잔업과 특근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족쪽은 또 유 대리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자주 호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이후부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쪽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이후 지금까지 회사 경영 상태가 양호해 구조조정을 할 만한 이유가 없었다”며 “실제로 2002년과 2003년에는 구조조정이 아예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유 대리가 구조조정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는지 조사해봤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소송때는 공개심사 피할 수 없어


그러나 유족쪽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부인 손씨는 지난 3월5일 기자와 만나 “남편이 2001년 말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 소속 부서장한테서 향응 제공을 요청받기도 했다”며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쓰러지기 전까지 매우 불안해했다”고 주장했다.

유 대리의 죽음에 대한 산재 신청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어떤 판정을 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초일류기업 삼성의 노동 환경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노동계 안팎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족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정까지 끌고 갈 경우, 그동안 노조의 견제를 받지 않았던 삼성의 노동 환경이 외부의 공개적인 심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부인 손씨는 “남편의 동료들도 똑같은 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쪽이 생산직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에 대해 좀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노동계와 재계가 유 대리의 죽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SDI 괴담, 한달새 3명 사망

"췌장암 노동자는 유해 화학약품 다뤘다"… 회사쪽선 약품명 확인 거부

삼성SDI 부산 공장에서는 유아무개 대리를 포함해 최근 한달(1월22일∼2월24일) 사이에 무려 4명의 노동자가 쓰러져 회사쪽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3명은 뇌 관련 질환으로, 1명은 췌장암으로 쓰러졌는데 뇌수술을 받은 1명만 병원에 입원 중이고 나머지 3명은 모두 숨졌다. 이 중 유 대리의 유족들만 산재를 신청한 상태다.

회사쪽은 전례 없는 사태에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4명 모두 작업장에서 쓰러진 것은 아니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한꺼번에 발생해서 매우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쪽은 산재 가능성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업종이 조선업과 같은 3D업종도 아니고 작업 환경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산재로 볼 수 없다”며 “유 대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아예 산재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췌장암으로 쓰러진 김아무개 대리는 브라운관 코팅 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코팅에 사용하는 화학약품이 인체에 해로운 약품이라는 것이다. 코팅 공정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코팅에 쓰는 화학약품은 3가지 약품을 혼합해서 만드는데, 약품을 혼합하는 동료들로부터 유해한 약품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어떤 약품을 사용하는지 회사쪽에서는 직원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21>은 부산 공장 관계자에게 약품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으나 이 관계자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약품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약품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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