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에서 출판된 <다윗의 투쟁>

<다윗의 투쟁>이 출판되었을 때, 김성환위원장은 감옥에 갇혀있었다. 삼성SDI 노동자가 회사의 노사협의회 선거에 개입한 것에 항의한 분신방화사건을 알리고, 삼성의 부당노동행위 사례를 모아 자료집을 만든 것이 명예훼손이라며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오직 유죄를 만들기 위한 억지 재판은 대법원 일부 파기환송을 거쳐 결국 징역 5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그에 앞서 삼성과의 싸움에서 선고 받은 집행유예 3년을 합쳐 3년 5개월 옥살이를 하게 된 것이다.

이에 국제엠네스티가 김성환위원장을 양심수로 선정하고, 각계각층에서 석방을 위한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성환위원장의 구속은 곧 자본과 정권, 사법부가 결탁한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다윗이 아닌 '다윗들'의 싸움을 위해

김성환위원장은 감옥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두 잃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평일이어서 장례라도 치룰 수 있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토요일이어서 발인이 끝나고 나서야 구속집행정지로 나올 수 있었다. 책 속의 옥중서신에는 이런 통한의 징역살이의 울분과 결의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성환위원장은 2008년 1월, 옥에 갇힌 지 2년 11개월 만에 특별사면 됐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삼성과 맞선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엔 삼성일반노조 활동 15년 만에 사무실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싸움은 여전히 외롭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박지연 님의 장례식 후 자신의 트위터에 “단결은 구호로 쓰이기 위한 수사가 아닌데. 정작 벼락 맞을 놈은 살려둔 채 자본권력이 휘두르는 횡포로 노동자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도, 개인의 일로, 몇몇 단체가 해결해야 하는 일로 치부해버린다면 이런 진보가 어디 있고 이런 노동운동이 어디에 있나.”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 울분이 무엇 때문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성경 속에서 다윗은 골리앗을 물리친 영웅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선 다윗의 싸움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가 함께 ‘다윗들’이 되지 않으면 골리앗을 이길 수 없다. 삼성과 싸우는 다윗들이 되기 위해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작지만 함께 할 수 있는 두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는 ‘삼성불매’에 동참하는 것이다. “삼성이나 엘지나 다 똑같은 놈들인데 삼성불매 한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삼성에 대해 비판하면서 전자제품 고를 때는 “그래도 삼성이 좋지” 하는 내 안의 이중성을 바로잡을 수는 있다. 이는 삼성과의 싸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삼성일반노조나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등 삼성과 싸우는 단체를 후원하는 것이다. 직접 몸을 보태지 못한다면 재정적 도움을 주는 것도 큰 힘이 될 것이다. ●

 * 삼성일반노조 홈페이지

   http://www.samsunggroupunion.org

* 삼성일반노조 후원계좌

   국민은행 406201-01-041294 김성환

 *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도체>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samsunglabor

(그림=프레시안 손문상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