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본관 앞에 선 아버님과 강남역 4번출구에서 산재노협 박영일대표)

오늘 투신자결 43일째

故 김주현님 아버님께서 어제 어머님에 이어 삼성전자본관 앞에서 일인 시위하셨습니다.

어제 어머니와 누나가 일인 시위할 때 보였던 삼성의 과민반응은 없었습니다마는 여전히 삼성본관 경비들과 담당형사가 일인 시위하는 모습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산재노협의 박영일 대표와 민주노총충남지역본부의 박창식수석, 삼성일반노조 김성환위원장, 사무국장이 각각 자리를 맡아서 일인 시위하는 동안 점심시간에 쏟아져 나온 많은 일반인과 삼성사원들이 슬며시 또는 자세히 피켓내용을 들여다보면서 ‘방송에 나왔다,’ ‘반도체공장이 위험하다더라’ 또 주현님의 영정사진을 보고 ‘세상에 젊기도 하네!’ 라는 등 비교적 호의적인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진행되어 그곳이 서울하고도 강남의 한복판인 삼성본관 앞의 시위임을 감안할 때 역시 투쟁의 방법을 점점 확장시켜나가는 것이 필요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의 눈빛에는 이 투쟁이 삼성을 움직여 주현이가 장례식을 치러 혼이나마 자유롭게 해주고 또 유족들의 참담함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라는 분노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민심이 천심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명박정권이나 삼성 이건희에게는 크게 해당되는 말이 아닌 듯 느껴지는 현실이지만 세상은 결코 20%도 안 되는 자본가들은 민심의 어느 부분도 차지할 수 없으며 민심은 그야말로 온전히 노동자들의 마음입니다.

민심이 흉흉하면 언제가 세상은 뒤집힙니다.

삼성 이건희는 지은 죄가 하도 크고 많아서 지금 당장은 돈으로 생명을 부지하고 있겠지만 민심의 칼날 앞에서 세워지는 그날 그의 말로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김주현님과 같이 자본의 폭력으로 희생되어 목숨을 버리는 경우가 통계상 멀쩡하게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극소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만 명 중의 한사람에게서 일어나는 경우라 해도 만 명이 견디어 내는 세상이 결코 옳은 세상은 아닐 것입니다.

머지않아 민중은,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에게 집중되는 부가 어디서 누구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확연히 깨닫는 순간 희생자가 소수가 아니라 살아있는 노동자 전부이며 그런 잠재된 의식이 저항으로 폭발하는 순간 자본가들의 달콤하여 깨어날 줄 모르던 악의 세계는 산산이 부서질 것입니다.

삼성의 오로지 노동자들을 착취 탄압하기 위한 무노조경영을 박살내기 위해, 비록 표면적으로 드러난 소수의 노동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투쟁으로 함께 해야 합니다.

내일을 위해 또 아버지는 천안으로 내려가시는 길에 연대한 동지들의 손을 잡으며 힘내십시오! 라고 오히려 격려하십니다. 꼭 이기도록 하겠다는 굳은 결의가 전해집니다.

힘내십시오. 함께 하겠습니다.

삼성전자는 故 김주현씨 죽음을 책임지고 유족에게 공개사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