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7-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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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대자보 [211.♡.16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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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앙 홍석현 아닌 삼성 이건희
[양문석의 언론시평] 깃털만 뽑겠다며 몸통 외면하는 한국언론 각성해야
양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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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부터 계속되는 ‘이상호의 X파일’과 관련된 언론보도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조선일보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자 현재 주미대사를 집중적으로 갈구면서 1등신문 중앙일보의 발목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못된다.
한데 다른 신문들은 왜 ‘홍석현’만 물고 늘어지는 지 이해가 안된다. 홍석현의 주미대사 사퇴는 오늘내일 결정될 것이고, 100% 사퇴 또는 경질은 불 보듯 빤하다. 이제까지 어느 누가 있어, 이런 사퇴압력을 버틴 적이 있는가! 정통부장관 진대제만 제외하고.
이런 상황에서 지난 며칠간 한국언론의 보도태도를 심각하게 문제 삼지 않을 수 없어 몇 가지 현상을 짚고자 한다.
먼저, 언론이 유독 깃털 홍석현만 물고 늘어지는 현상이다. 나는 의심한다. 한국언론이 ‘삼성제국의 돈빨’, 다른 말로 ‘자본력’에 대한 자진복종의 현상이 아닌지. 대체로 이번과 같은 X파일 사건을 보도하면, 일반적인 관점에서 ‘국민의 알권리’와 ‘명예훼손’이 법리적 쟁점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삼성이 개입하자 명예훼손만 연구해 왔던 언론법 전문가들은 무척 당황한다. 로펌 ‘김&장’을 거치면서 평소에는 듣도보도 못했거나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통신비밀보호법’이 ‘제국의 채찍’으로 등장하고, 한 건당 3억 원 운운하며 '벌금채찍‘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르자, 제국으로 옮아붙어야 하는 불길이 중앙일보 근처에서 더 이상 확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이런 의심은 ‘제국의 마당쇠’격인 삼성의 법무실장 이종왕이 ‘협박선언’에 대한 침묵현상을 보며 확신한다. ‘반드시 고소하겠다’며 ‘이를 갈며 씩씩거리는’ 이종왕의 얼굴은 보지 않아도 비디오다. 한 때 비록 박봉이지만 거칠 것 없었던 이종왕. 한국검찰의 ‘고위관계자’가 한 때 ‘직업’이었던 이종왕이 삼성의 마당쇠로 밥값을 하려면, ‘대언론협박’쯤은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 같은 여론에서, 이것 외에 더 이상 이종왕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은 이종왕도 알고 언론도 알지 않는가. 그런데 이종왕이 ‘죽고싶으면 보도해라’류의 협박 한 마디에 한국언론이 숨죽이며 ‘깃털’만 갈구는 것은 아닌지, 만만한 홍석현의 주미대사 사퇴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다음으로, MBC의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는 현상이다. MBC는 삼성의 광고비 때문에 ‘이상호의 X파일’을 갖고서도 특종을 날리는 ‘멍청한 짓(愚)’을 범했다. 지금 한국언론들이 MBC와 동일한 이유로 ‘X파일의 몸통 이건희’와 ‘제왕의 몸종 이학수’를 건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거다. 대체로 이 경우는 종이신문과 방송사에 해당된다.
그리고 삼성광고로부터 거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터넷신문조차 헛다리짚는 현상이다. 관점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상황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그것도 아니면 삼성이 지난 주 목요일 밤에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까지 법적 검토에 나서겠다’며 줄 소송 예고선언 때문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언론학 박사, EBS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언론개혁을 위해서라면 전투적 글쓰기도 마다않는 양문석 정책위원. ©대자보
분명한 것은 몸통과 몸종을 건들지 않고 ‘깃털’에만 목숨 건다면 이것은 평소 한국여론을 이끌어 왔던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데일리서프 미디어오늘 등은 스스로 칼 빼 물고 하직선언을 해야 할만큼의 중대한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다.
오늘 이후 이 사건은 홍석현의 주미대사 사퇴 및 언론사 경영 퇴진이 아니라, 삼성제국의 세습가문인 이건희가의 퇴출 투쟁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삼성이 갖는 이미지에 항상 치명타를 가하며, 국민의 삼성의 되지 못하고 삼성제국으로 비아냥거림을 당하는 데까지 ‘1등주의’를 적용하고 있는 이건희와 그의 친족들. 불과 5%도 되지 않는 지분으로 삼성제국이라는 거대한 권력의 성을 쌓고 그 속에서 독사처럼 도사리고 앉아 한국 사회를 향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타령만 하는 이건희와 그의 아들 이재용 그리고 이씨 일가들.
제국의 세습가문을 정리해야만 삼성도 살고 국민의 자존심도 회복할 수 있다. / 논설위원
* 본문은 <데일리서프라이즈> 기고문입니다.
2005/07/25 [10:54]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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