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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7-01 07:58
경영진단 받은 삼성물산 ‘처방전’ 뭘까?
 글쓴이 : 한겨레 [없음]
조회 : 22,543  
경영진단 받은 삼성물산 ‘처방전’ 뭘까?
이달 중순 경영전략회의
사업구조 개혁방안 모색
그룹 지배구조 영향력 커
건설·상사 분리여부 주목
한겨레 이태희 기자기자블로그
» 삼성물산 지배구조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삼성그룹의 최대 관심사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삼성물산 경영진단이었다. 진단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란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이를 마무리짓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이달 중순 열기로 했다. 애초 15일에 열 예정이었으나, 경영진단 일정이 예상보다 늦춰져 순연됐다. 회사 안팎에선 기업 분할 가능성까지 얘기한다. 삼성물산은 그룹 계열사간 순환출자구조에 핵심 매개고리 구실을 하고 있어, 삼성물산 행로는 그룹 후계구도와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경영진단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이날 경영전략회의의 중심은 삼성물산 경영진단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다. 삼성물산은 이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외국의 컨설팅회사에 자문을 하기도 했다. 외국 경쟁사들에 대한 벤치마킹 자문은 ‘엑센추어’가,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자문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맡았다.

삼성그룹은 지난 4월부터 삼성물산의 양대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건설부문에 대해 경영진단에 들어갔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해 실적 때문이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10조8760억원의 매출에 281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은 2.6%에 그쳤다. 건설부문에서도 주택사업과 국외사업이 문제였다. 주택사업은 그간 ‘래미안’ 브랜드를 내세운 재건축·재개발에서 두각을 보였고, 외국에선 ‘부르즈 칼리파’(옛 부르즈 두바이) 등 랜드마크형 초고층빌딩 시공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런데 이 두 주력사업이 지난해부터 영업부진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영업이익률과 원가관리 능력, 조달능력 등 전반에 걸쳐 비교열위에 있다는 판단이 경영진단의 배경이 됐다”며 “이들 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쪽은 “경영진단 이후 주택사업은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신도시 개발이나 지주공동사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해외사업도 역시 고층빌딩에서 플랜트 중심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상사와 건설부문 분리 여부도 주목 경영진단 직후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신라호텔 전무가 삼성물산의 주요회의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관심을 끌었다. 삼성물산 홍보실은 “오너 가족의 일원으로, 경영수업 차원에서 일부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되는 것은 삼성물산의 장기적인 변화 가능성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의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장의 질문이 그간 많았다”며 “해외에서 좀더 공격적인 사업을 할 필요가 있는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엔지니어링과 같이 강력한 해외 경쟁력을 가진 회사와 합쳐진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앞길에 대한 관심은 삼성물산의 ‘구조적 위치’에서 비롯된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화학 계열사와 인프라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간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요 보유지분(2009년 12월 기준)을 보면 삼성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1대 주주이고, 삼성종합화학을 통해 다시 삼성토탈을 지배한다. 인프라 계열에서는 삼성에스디에스(SDS)와 제일기획의 대주주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 4.0%, 삼성카드 2.4%도 가지고 있다. 이런 비중에도 불구하고 오너 쪽에선 이건희 회장이 1.41%를 보유한 게 전부다. 계열사와 다른 특수관계인 지분도 삼성생명 5.02%, 삼성에스디아이(SDI) 7.39%, 임원 0.18% 등 14.23%에 그친다. 이런 약한 소유기반은 거꾸로 해석하면 계열분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후계구도에 큰 변수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물산이 상사와 건설 부문으로 분할되면 이를 계기로 건설을 중심으로 한 기업군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그룹에서 건설·플랜트 부문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이 있는데, 이들 건설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한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 임원은 “압도적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없고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삼성물산 주주구성 때문에 실제 기업분할을 추진하려면 아주 복잡하고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검토한 바 없다”며 “경영개선 차원에서 실시한 건설부문의 경영진단 결과가 분할 논의로 이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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