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2021년 10월 07일 08시 00분 

뉴스타파 삼성 이재용 '조세도피처 회사' 설립 확인 

https://newstapa.org/article/cY66e 

이재용 ‘비자금조성 은익’ ‘조세도피처’

‘유령회사 설립’ 검찰은 수사하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2021년 10월 4일부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세계 600여 명의 언론인과 함께 <판도라페이퍼스: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프로젝트 결과물을 차례로 보도합니다.

국제협업취재팀은 트라이덴트 트러스트, 알코갈, 아시아시티 트러스트, 일신회계법인 및 기업컨설팅(홍콩) 등 14개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1190만 건의 문서를 입수해 취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1200만 건에 이르는 '판도라페이퍼스' 파일을 분석하던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설립한 조세도피처 페이퍼컴퍼니를 발견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역외 법인 설립 관련 문서는 세계 최대 역외서비스 업체인 트라이덴트 트러스트(Trident Trust)의 고객 관리 파일에서 나왔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법인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의 설립 문서에는 법인 실소유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뉴스타파 등이 공동 취재하고 있는 ‘판도라페이퍼스’ 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에 이재용의 영문 이름(Jae Yong Lee)을 검색하면 모두 200여 건의 파일이 나온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이재용이라는 이름으로 검색되는 문서를 모두 검토한 결과 서울 용산구 한남2동 OOO번지를 주소로 기재했고, 생년이 1968년인 이재용을 찾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소 및 생년 정보와 부합했다.

취재진은 이와 함께 이 파일에 함께 첨부된 여권 사본 한 장을 발견했다.흑백의 팩스 전송 문서여서 흐릿하기는 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여권 사본이 분명했다.

생년월일도 동일하고, 여권 서명란의 사인도 

이 부회장이사용하는 영문 사인 ‘Jay Y. Lee’ 가 선명하게 보였다.

'판도라페이퍼스'에서 나온 이 이재용이란 인물의 파일이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의 조세도피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관련 서류라는 사실이 최종 확인된 것이다. 

해당 관련 파일을 분석한 결과 이 부회장은 대표적 조세도피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Bachury Finance Corp.)을 지난 2008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유령회사의 설립일은 2008년 3월 7일이다.

BVI 회사 ‘배처리 파이낸스’의 이사는 모두 3명이 등장한다. 스위스인 아이린 스포리, 사이프러스인 페트로스 리바니오스 그리고 영국 국적의 안드레아스 무스트라스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과 별 관계가 없는 인물로 보인다.

실제 확인 결과, 이 3명 모두 전현직 트라이덴트 트러스트

임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이름은 수많은 조세도피처 페이퍼컴퍼니의 차명이사(Nominee Director) 등으로 등장한다. 이 같이 역외 서비스 업체의 차명 서비스를 통해 겉으로 보면 ‘배처리 파이낸스’가 이재용의 회사라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트라이덴트 내부 문서 중 주주 명부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등장한다. 이 회사 자본금은 5만 달러, 1달러짜리 주식 5만주를 발행한 것으로 돼 있는데 이 부회장이 단일 주주로 올라와 있다.

해당 파일에는 주식증서도 첨부돼 있다. 증서엔 이 부회장의 이름과 함께 서울 한남동 주소도 기재돼 있다. 증서 발급일은 2008년 5월 2일이다. 이 부회장은 실제 이날 이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의 주식증서에는

이재용의 이름과 함께 서울 한남동 주소도 기재돼 있다.

‘트라이덴트 트러스트’에서 유출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관련 파일에는 ‘배처리 파이낸스’ 설립 비용 청구서도 나왔다. 여기에도 ‘베네피셜 오너’(Beneficial Owner), 실제 수익 소유자로 이재용이 적시돼 있다.

▲신규 고객 이재용에게 보낸 법인 설립 비용 청구서.

모두 1,700달러가 기재돼 있다.

이상 파일 내용을 종합하면 이재용 부회장이 ‘트라이덴트 트러스트’를 통해 취득한 BVI 법인 ‘배처리 파이낸스’는 차명 이사를 내세워 주인이 노출되지 않게 만든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이다.

자금 출처나 실소유주는 회사 설립 대행사같은

역외 서비스 업체 내부에만 보관돼 있다.

그렇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떤 목적으로 이 '역외 법인'을 만들었을까?

배처리 파이낸스 관련 서류에 삼성그룹의 흔적은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제외하면 전혀 없다. 따라서 취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이 페이퍼컴퍼니를 개인 목적으로 설립했다고 보고, 이재용 부회장 측에 직접 질의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취재진은 지난 9월 한남동 이 부회장 자택에 질의서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경비원들에게 저지당했다. 할 수 없이 추석 연휴 전과 연휴 직후 두 차례에 걸쳐 우체국 등기우편으로 질의서를 발송했으나 모두 반송돼 왔다. 반송 사유는 수취인의 ‘수취 거절’이었다. 

뉴스타파는 마지막 통로로 삼성전자 홍보실에 질의서를 전달하고, 이 부회장에게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질의서를 전달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삼성전자 측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만 전할뿐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