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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9-03 19:32
[2005년 인터뷰] 부친상 당해 일시석방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글쓴이 : 민중언론참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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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내 삶의 의미? 언젠가 삼성의 노동자들이..."

[인터뷰] 부친상 당해 일시석방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옳은 말은 언제나 필요하다. 그러나 옳은 말이 힘을 지니고 주장되기 위하여는 그 말을 떠받쳐 주고 그 말의 옳음을 실감케 하는 육체적 근거가 우리 사회 어느 구석엔가 '실재'해야 한다." 

인권운동사랑방 대표였던 서준식 선생의 말처럼, x-파일 파문이 있기 전에도 삼성과 삼성을 비호하는 정치권력·사법부·어용 지식인들과 맞서 싸운 이들은 있었다. 촛불집회가 열리던 태평로 삼성본관 앞에서 만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바로 삼성에 대한 옳은 말을 떠받쳐주는 '몸'으로서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올해 2월 법정 구속되어 현재까지 수감중이며 27일 부친상을 당해 일시구속집행정지를 받고 잠시 '외출' 중이었다.


울산교도소에서 모친상을 당한 지 꼭 넉달만에 부친상을 당한 김성환 위원장은 장례식마저 참석하지 못한 슬픔에 많이 야위고 초췌해져 있었다. 토요일이었던 27일 부친을 여의고 김성환 위원장은 구속집행일시정지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휴일이라서 대법관들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 '월요일 이후 장례를 치르도록 하라'는 대법원의 답변이었고, 결국 김성환 위원장은 부친의 발인을 지키지 못했다.


"자식의 노릇은 못해도 그러나 임종 정도는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휴일·밤낮없이 부모 처자 앞에서도 노동자들을 잡아가면서, 노동자들은 부모가 돌아가도 휴일이라고 나올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삼성을 비호하는 세력들

삼성SDI의 위치추적 사건에 대한 수사중단 6일 뒤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1심)받았던 김 위원장은, 7월에 있었던 항소심에서도 징역 8월을 선고 받아, 2002년 삼성SDI 관련 집행유예까지 도합 3년 8개월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2002년에 발간한 '삼성재벌노동자탄압백서'와 2003년 6월에 있었던 삼성SDI 노동자 4인의 분신사건과 관련해 김성환 위원장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이라는 것. 

그러나 삼성재벌노동자탄압백서는 이미 언론에서도 보도되는 등 수많은 삼성노동자들의 실제 경험에 근거한 내용이고, 삼성SDI 노동자들의 분신 역시 단순 방화가 아니라 삼성SDI의 노사협의회 선거 개입이 낳은 사건이라는 것은 이미 사실로 밝혀진 바다. 

때문에 검찰은 항소심에서 대부분의 공소내용을 '허위사실'에서 '사실'로 변경하기도 했다. 재판부 역시 최소한 '진실한 사실이다' 내지는 '진실이라고 볼만한 여지가 많다'고 인정하고서도, 김 위원장에게는 정작 실형을 선고했다. 


"저를 수사하고 기소했던 검사가 지금 안기부 도청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팀의 주임검사 입니다. 2003년 SDI 노동자들의 분신사건을 수사한 검사도 이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노동자들에게 친 삼성검사로 낙인찍혀 있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행정관료들과 정치인들 그리고 사법부에 이르기까지 삼성을 비호하는 세력들을 두고서, 삼성의 노동자들이 자주적인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정말 꿈같은 얘기일지도 모른다. 

"언론에 나오지는 않아도 삼성의 노동자들은 매년 자주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싸워왔지만, 삼성을 비호하는 세력들이 삼성의 범죄를 묵인·은폐하고 삼성에 면죄부를 줘왔습니다. 최근의 위치추적 사건만이 아니라 97년에는 SDI 수원공장의 노동자가 일본으로 납치되어 언론에까지 보도가 됐고, 당사자가 고발을 했지만 무혐의 처리되었습니다."

삼성과 싸운 10년의 세월

"삼성과 싸우는 것은 삼성을 비호하는 정치 권력, 범죄행위를 감싸는 사법부, 그리고 소위 어용 지식인들 등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범죄집단과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독립투쟁이라도 전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야만 천민 자본 삼성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와 노동탄압을 깰 수가 있습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노동운동을 시작했다는 김성환 위원장. 그는 96년 삼성그룹 계열사인 이천전기(주)에서 노조 민주화 투쟁을 전개하다 해고된 후 2002년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삼성해복투), 2003년 삼성일반노조 결성 등 지금껏 삼성 계열사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해왔다. 

"이천전기에서 해고되었을 당시엔 한 3개월만 싸워볼까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부딪혀서 내 자신이 희생자가 되고 폭행·회유·납치·감금 등 계열사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이미 삼성의 전체 공장과 계열사에서 요시찰 인물이 된 김성환 위원장은, 몇년 전부터는 아예 휴대폰을 꺼놓고 현장의 노동자들을 만난다고 한다. 그가 누군가를 만나러가면 삼성의 관리자들이 먼저 알고 "김성환이 왔다. 나가서 만나라"고 상대방에게 협박을 한다고. 

"언젠가 삼성의 노동자들도" 

"삼성노동자들이 자주적인 조직을 건설하는 날, 그동안 소원했던 가족들과 지나간 내 삶에도 좀더 의미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삼성과 10년을 싸우게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그 세월 동안 우유배달을 해가며 아이들을 키우고 가장 든든한 동료 활동가가 된 아내 임경옥씨에게, 김성환 위원장은 "언젠가 가족들이 웃으며 생활할 날을 기다리자"며 3년 뒤가 될 지도 모를 만남을 기약했다.


"의연해져야겠죠.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분노를 간직하고, 평생 감옥에 사는 게 아니니까요. 이후 싸움과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또 감옥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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