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11-16 12:18
|
글쓴이 :
연합뉴스 [118.♡.219.94]
 조회 : 1,166
|
´뉴삼성 시대´ 깊어가는 삼성의 고민
2008-11-16 10:35:32
삼성그룹이 주력 전자 계열사들의 강남 사옥 입주로 ´뉴 삼성 시대´를 맞았으나 세계 경제 위기, 이건희 전 회장 재판 등 그룹 안팎의 여건으로 인해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이달중에 강남 서초동 사옥 이사 작업을 마무리함으로써 새로운 삼성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유리 등 전기전자 계열사들은 서초동 사옥 입주식을 하거나 그룹 차원에서 분위기 쇄신책을 내놓는 등의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으며 대외적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시작된 ´삼성 특검´ 사태와 이로 인한 이건희 전 회장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 사태의 여파가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삼성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금융, 실물 부문에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국내외의 심각한 경제 위기와 맞물려 삼성의 고민을 더해주고 있다.
강력한 위기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 전 회장이 이미 퇴진하고 전략기획실이 해체된 상황에서 그룹 경영을 ´거중조정´할 리더십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전 회장의 대법원 재판이 마무리된 뒤 새해가 되면 삼성이 적극적이고 활발한 대내외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이것 역시 이 전 회장 대법원 재판 결과와 이에 대한 여론의 향방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전자의 ´조용한´ 본사 이전 =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본사를 이전하고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회의 장소를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로 옮기는데도 삼성은 기념식 등 특별한 행사없이 조용히 이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본사를 서초동으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삼성은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는 생명, 증권, 화재 등 금융계열사 본사들이 위치하고, 강남구 서초동 일대에는 전자, 중공업 등 제조업 계열사들이 몰려 있는 ´강남북 이원화´ 시대를 맞게 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서초동 사옥 타운에 새로운 이름을 부칠 것인지조차 정하지 않았다"며 "그냥 삼성타운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이름을 정하더라도 내년초에나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룹 경영계획 수립 차질 없나 = 그룹의 관제탑 역할을 했던 전략기획실의 해체가 내년 계열사 및 그룹 경영, 사업 계획 수립에 차질을 초래하지 않을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은 예년의 경우 10월초에 계열사별로 신년 사업계획 수립을 시작해 그 달말께 마무리한 뒤 11월에 전략기획실이 이를 조정해 최종 확정했다.
전략기획실은 계열사들이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가기 전에 새해 그룹 경영 목표 및 방향을 제시하고 대내외 시장, 경제 상황을 분석해 환율, 유가 등 경영지표를 내놓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전략기획실 해체에 따라 올해부터는 각 계열사들이 독자적으로 경영목표와 방향을 정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경영지표를 일부 제시하기는 하나 사전에 계열사간 투자, 사업 조정을 하는 곳은 없다.
이때문에 각 계열사들이 그룹의 지침없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적정하게 수립하고, 이것이 그룹 내부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전략기획실의 경영 방향 제시나 조정 기능이 없어져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거울 삼아 각 계열사들이 새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전략기획실 해체에 따라 내년에 그룹 차원의 경영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각 계열사들이 자체 경영 계획을 마련해 집행할 예정이다.
계열사들은 가변성이 높은 국내외 경제위기 상황으로 인해 사전에 확정적인 새해 경영계획을 만들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연동형´, ´로드맵형´ 경영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는 전략기획실이 해체됐음에도 삼성에는 그룹 경영 총괄 기능이 일부 남아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이 전 회장의 뜻이 계열사 경영에 반영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결국 삼성은 중앙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인해 계열사 경영을 ´거중조정´할 수 없는 옹색한 처지인 동시에 계열사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조정하겠다고 나설 경우 옛 전략기획실의 ´부활´이나 이 전 회장의 경영 개입 오해를 살 수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는 셈이다.
◇ 사장단 인사는 누가 하나 =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는 인사 주체, 규모와 시기가 모두 관심사이다.
이 전 회장이 퇴진한 마당에 누가 사장단 인사를 할 것인지 주목되는 것이다. 삼성은 또 지난 몇년 동안 호황을 이유로 사장단 인사를 소폭으로 했기 때문에 대폭 인사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이 전 회장이 대주주로서 경영진에 대해 인사권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삼성 재판´을 감안할 때 적극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이 대주주 권한을 들어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전 회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삼성 사장단협의회나 계열사 사장단 중 원로급 인사들이 중심이 돼 사장단 인사가 행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면 국내외 기업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는 위기 상황에서 삼성이 국내 최대의 기업군임을 감안하면 이 전 회장이 강력한 오너십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함으로써 위기 돌파의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올해말 ´삼성 사태´의 대법원 재판이 마무리되고 새해가 시작되면 새출발의 계기를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삼성 사태로 1년 이상을 움츠려온 삼성이 새해에 인사, 사업 및 투자 계획 등으로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인지는 삼성 재판결과와 여론의 추이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