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1-0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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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민 [211.♡.22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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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족쇄풀린 재벌공화국
[한겨레] ‘재벌은행’ 나오면 경제 역동성 저해
‘투자활성화’ 중소기업 영역 침범 부를듯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선거 과정에서부터 차기 정부에서 ‘친기업 정책’을 펼 것임을 강조해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당선인의 생각을 이어받아 ‘친기업적’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부처 업무보고에서 금산분리 완화(1월3일, 금융감독위원회),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및 지주회사 제도 규제완화(1·5, 공정거래위원회),
정기 세무조사 대폭 감축(1·6, 국세청) 등이 연일 발표됐다.
“대기업 수사에서 ‘품격’있는 수사가 필요하다”(1·6, 법무부)고 주문하는 등 앞뒤 가리지 않고 ‘기업 보호’에 나서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히 친재벌정책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라고 할 수 있다.
‘누구를 위한 친기업인가’.
새 정부의 경제정책은 하나같이 ‘투자활성화’를 명분으로 ‘친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일련의 ‘친기업 정책’들이 연쇄적으로 몰고올 효과는 애초 의도에서 한참 벗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전문가들은 출총제 폐지에 이어 금산분리 원칙의 훼손은 소수 재벌로 경제력이 집중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본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출총제 폐지를 계기로 계열사간 순환출자와 상호 채무보증를 제어하는 수단이 없어지고, 여기에 금산분리까지 완화되면 ‘금산복합체’의 등장과 함께 특정 재벌로만 경제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수익성이 있다면 무슨 수를 쓰든 투자에 나서는 것이 기업들의 생리”라며 “지금까지 규제 때문에 투자를 안한 것이 아닌데, 특정 재벌에게만 혜택을 주는 쪽으로 정책을 내놓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쪽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현재 인수위의 경제정책은 ‘친기업’이 아니라 ‘친재벌’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인수위가 중소기업의 세제나 연구개발 지원을 얘기하지만, 국내 중소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대기업-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구조라는 게 중소기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중소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설문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인들은 돈이나 기술지원보다 ‘공정한 거래질서’와 ‘대기업 임직원의 인식변화’를 더 중요하게 꼽는다.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유한대학장)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쟁력이 높다고 얘기하지만 그 경쟁력은 환율·유가·소재가격의 상승 부담을 중소기업에 떠넘긴 데서 나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기원 방송대 교수(경제학)는 “우리나라는 90년대 전반 이미 고성장에서 중성장 국가로 접어들었다”며 “개발독재 시기처럼 높은 투자율과 성장률을 기대하는 게 무리”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투자율이 45%라지만, 우리나라 투자율도 30%대로 선진국의 20%대에 비해선 비교적 높은 편이다. 중소기업 전문업종 같은 곳으로 재벌들이 문어발 확장을 하지 않는 한, 새로운 투자업종이 창출되기 어려운 형편이란 것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도 “투자의 문제점은 전체 양의 부족이 아니라 업종별·기업규모별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대운하 건설과 같은 대규모 개발정책도 단기 일자리 확대는 기대할 수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원 교수는 “70년대가 정부 우위의 정경유착이었다면 새 정부에선 재벌 위주의 정경유착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금산분리·공공기관 민영화 등 다시는 되돌리기 어려운 정책을 마구잡이로 벌인다면 외환위기 때 그랬듯이 그 후유증은 우리 국민 모두가 앓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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