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1-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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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겨레 [121.♡.122.242]
 조회 : 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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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CB부터 불법로비 의혹까지…큰줄기만 파도 105일 짧다
‘삼성특검’ 뭘 수사하나
고제규 기자
» 특검이 집중해야 할 수사대상
전환사채 헐값 발행 증거조작 정황…이재용 전무 소환?
계열사 분식회계 이용한 비자금 의혹 규명도 ‘큰줄기’
삼성 비자금 사건 특검 수사팀이 8일부터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근해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수사기록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삼성 특검팀에 주어진 시간은 최장 105일이지만, 경영권 승계부터 로비 의혹까지 밝히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수사·감찰본부(특본)에서 일했던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특검법에 나오는 수사대상인 지배권 승계, 불법 비자금 조성, 불법 로비 의혹 등을 큰 줄기로 수사하되, 각 줄기의 핵심사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주요사건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이다. 검찰은 김석 삼성증권 부사장을 소환해 에버랜드 수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본 관계자는 “김 부사장에 이어 2006년 검찰에 서면답변서를 제출했던 이재용 전무의 답변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검이 당시 구조본의 핵심이었던 이학수 부회장·김인주 사장은 물론 이재용 전무도 소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불법 비자금 조성은 특검 수사 대상 가운데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다. 검찰이 이미 삼성증권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의 전·현직 임직원 250여명의 차명계좌에서 1조원 규모의 비자금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전·현직 구조본 인사 등 차명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2500여명의 명단을 확보한 상태다. 특본 관계자는 “특검이 차명계좌와 관련한 수사를 계속하면 비자금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식회계 의혹도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분식회계만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이어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왜 분식회계를 했는지는 먼저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삼성중공업 등의 감사조서를 분석해 분식회계의 단서를 확인한 상태다.
김용철 변호사가 공개한 이건희 회장의 지시사항 문건에 나오는 검찰과 재경부, 국세청을 비롯해 추미애 의원 등 정치권에 대한 불법 로비 의혹은 검찰이 거의 손을 대지 못해, 특검 수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김용철 변호사는 “특검이 수사 의지가 있다면, 내가 알고 있는 검찰 로비 의혹 수사 부분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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